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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 않는 삶에 대하여일상글/긴 생각 2024. 5. 10. 22:40728x90반응형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참 많은 상처를 주고받는다.
어릴 땐 내가 준 상처에 대해서 정말로 무지했다.
이렇게 행동하면, 이런 말을 하면 상대방이 상처받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눈치가 없다는 말도 꽤 들었고 항상 눈치를 본다고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적도 있다.
그런 말들이 내가 받은 첫 번째 상처였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타인에게 주었던 상처들에 의해서 나도 상처 입었다.
자아가 점차 형성되던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상처들이 나를 완성시켜 왔다.
아직도 상처받지 않는 법 따위는 모른다.
하지만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깨달았을 뿐이다.
어릴 때부터 어딘가에서 줄곧 들어왔던 말이었다.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
아침 드라마였는지, 어디 종편 예능이었는지, 노래 가사였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언급한 그런 곳들에서 자주 써먹는 문구이긴 하다.
어릴 땐 그저 듣고 넘겼던 말인데 나에게 상처가 쌓여가면서 그저 넘어갈 수만은 없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기대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나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잘해주는 편이 아니다.
만약 내가 무언가를 선물한다면 그것은 어떤 방면에 있어서든 그 사람에게 빚진 것이 있다고 생각해서 하는 것이다.
내가 사람들에게 빚지는 것은 주로 감정이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 챙겨주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실망을 하고 싶지 않다.
나에게는 언제나 좋은 사람들로 남겨두고 싶다.
그렇기에 기대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가끔씩 올라오는 서운한 감정들도 있지만 하루 이틀이면 다시 잠잠해진다.기대를 하지 않으면 인생이 무미건조해질 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다시 한번 감정에 불을 붙여보자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래서 기대하는 대상을 타인에서 나 자신으로 바꾸었다.
나라는 사람은 내가 기대한 그대로 움직여준다.
물론 가끔은 다이어트 중 야식을 먹거나 하는 스스로에 대한 배신도 있지만 대부분 원하는 대로 된다.
그렇기에 거의 언제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본다.
이런 삶을 살고 있고, 살아갈 것이며 만족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든다.
어른이 된다는 건 외로워진다는 것인가 보다.
사실은 나도 다른 누군가에게 한껏 기대하고 기대고 싶다.반응형'일상글 > 긴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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